나는 딱 하나 가진 재주가 있는데, 바로 판을 키우는 재주.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가리지 않고 키우는 재주가 있음... 그래서 최대한 나쁜 일은 마주치지 말아야 하는데 여튼, 원래는 텅장 사정 때문에 빙슬롯이랑 찬레아강만 나눔하기로 했는데 S랑 야너두? 하다가 그만큼 커짐(..). 판은 내가 키워놓고 S만 고생시키기 너무 미안해서 나도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해 봤다.
나눔판의 초기 형태. 킹아더 계단 무대를 생각하면서 일부러 이런 형태로 만들었는데 어차피 나 말곤 아무도 모를듯. 막공주 월요일에 박티켓꽂이 6종 인쇄 주문 넣어두고 화요일에 재료 싹 구매한 다음 수요일부터 제작 스타트. 그렇게 클 필요가 없다 보니 정말 대충 사이즈 재서 폼보드를 힘으로 우그려서(..) 만듦. 자세히 보면 폼보드 두께 때문에 오차가 생겨서 삐뚤어진 게 보임ㅋㅋㅋ 그리고 여기까지 만들어놓고 나니까 뭔가 허전해서... 또... 판을 키움. 키움병자...
디자인 레퍼런스: https://youtu.be/jbTFbT1txjo?t=311 박제가 이렇게 소중합니다. 아랜디, 아시겠어요?
폼보드 재단 완료.
가드는 사실 저렇게 직선 아니고 손잡이 쪽으로 살짝 꺾어야 하는데 여기까지 만들고 나니까 오만 정ㅇ<-< 상태 돼서 그냥 타협. 시간이 없다 시간이.
포맥스 곡선으로 커팅하다가 인성 멀린 될뻔한 위기 몇 번 맞음. 무게+시간을 생각해야 되니까 퍼티로 발라버리고 싶은데 참아야 함... 2D로... 최대한 빨리...
엑칼 조눈멀을 고려한 거울종이 부착ㅋㅋㅋ 거기까지가 딱 좋았지! (feat.멀린)
ㅋㅋㅋㅋㅋㅋ도색하다가 멘붕와서 중간 과정 하나도 안 남음ㅋㅋㅋㅋㅋㅋ 칠함>망함>어어어어?(feat. 칼 떨어트린 찬아강)>반복 루트 타다 보니 이것밖에 안 남음... 붓... 정말 싫고... 엑칼 무늬 같은 건 00호 붓 들었어야 했는데 귀찮다고 제꼈더니 약간 창자같이 됐는데ㅇ<-< 이게 나의 최선... 여기까지 만들고 주변을 둘러봤을 때 방 꼬라지 정말 최고됐는데... 치울 힘이 안 남아 있어서 그대로 쓰러져서 잠. 여기까지가 29일 수요일 작업 분량.
다음 날 제단 만듦. 색은... 조명 때문에 정확한 원래 색 도저히 모르겠어서 그냥 내가 무대에서 본 것 같은 색으로 칠해버림. 나름 핀조명 받은 상태 재현한다고 노력했는데ㅋㅋㅋㅋ 이것도 역시 나만 앎.
그리고 나눔판에 부착. 여기서 사고가 좀 있어서(..) 목요일은 그렇게 많이 작업하지는 못함.
고려의 왕자 멜레아강!
폼멜쪽에 은색 반짝이+레진으로 코팅하고 다시ㅋㅋㅋ 사고의 흔적이 보임. 목요일 한밤 중 손가락에게 일어난 사고 때문에 강제로 작업 완료. 사고 아니었다면 아마도 나눔판까지 도색했을 것(..).
그리고 막공 당일 충무 옆 별다방에서 컨셉 촬영ㅋㅋㅋ 뿌듯.
그리고 뿌듯함을 얻고 건강을 잃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ㅠㅠ...
목요일 제단 만들 때 나름 계산해서 붙였는데도 엑칼 뽑을 때 너무 뻑뻑하길래 뜯어서 다시 하려다가 그만... 왼손 엄지를 아주 깊게 포를 떠버림. 아차 싶을 때는 이미 늦었고 피가ㅋㅋㅋㅋ 오우... 저런... 안 그래도 아수라장인 제작 현장에 피가 막 후두둑 떨어지니까 범죄 현장으로 변함ㅋㅋㅋㅋㅋㅋ 당황해서 일단 티슈로 꾹 누르고 대충 소독하고 밴드 붙이면 될란가 싶어서 슬쩍 들여다 봤더니 뭔가 커다란 살점이 덜렁거리고 있음(..). 보자마자 머릿속에 빨간불 울려서 바로 가까운 응급실로 뛰쳐나감. 바로 마취하고 세 바늘 꿰맴. 태어나서 처음으로 상처 봉합 해봄. 그리고 병원비 1재관킹아더 표값만큼 나옴ㅋㅋㅋㅋ 야간 응급실은 매우 비싸니 항상 조심... 킹아더 여러모로 나에게 무슨 짓을ㅇ<-<...
꿰매고 집에 와서 아직 마취 기운 남아서 아픈 거 모를 때 나눔판 마무리 후다닥 해버렸고... 마취 서서히 풀리니까 푹푹 쑤심. 막공 당일에 드레싱한 거즈가 물에 젖었는데 빼면 안될 거 같아서 멍청하게 그냥 뒀다갘ㅋㅋㅋ 상처가 불어서 손가락 터질 것 같은 고통ㅋㅋㅋㅋ 탈주할뻔 했는데 잘 참고 인터미션때 뛰쳐나가서 충무 구급상자 받아서 셀프 드레싱 함... 드레싱 거즈가 젖으면 바로 갈아줍시다... 나눔 판 키우다가 막공 반쯤 날려먹었지만ㅠㅠ 내가 선택했고 후회는 없다...
그리고 일주일 지나서ㅋㅋㅋ 나로 인해 얽힌 이 봉합의 매듭 이제 풀고... 싶어...(feat. 아더) 했더니 의느님이, 아니!!! 2주일이 지나지 않는 한 넌 절!!대!! 풀 수 없어!!!하고 의르간(..) 하심. 의사슨생님피셜 손가락은 다른 부위 낫는 시간 X2라고 다음 주에 다시 오라고 하심. 결국 2주 꼬박 채워서 오늘은 되겠지 하고 벼르고 갔더니 정확히 2주째 뽑아주심... 실 뽑고 나니까 실 구멍(?)으로 막 뭐가 새 나오는 느낌이 나는데 아마 느낌만 그런 거일듯. 의느님피셜 "잘 나았네요^^ 며칠 뒤에 드레싱 떼고 밴드만 잘 붙이고 다니세요." 여서 주말에 드레싱 풀었는데ㅋㅋㅋ 않이 이괴모죠 으윽 역겨워 됨... 하긴 의학적으로 잘 나았다고 했지 실사용 가능하다고는 안 했다... 뭐가 붙기는 붙었는데 표피층은 쪼그라들어서 크레바스 생겨있고(..) 떨어졌던 살은 딱딱하게 굳어서 스치면 아픔ㅋㅋㅋ... 실밥만 풀었다 뿐이지 별로 쓸모는 없었다... 그래도 이제 물 묻어도 되는 게 어디냐 싶음.
너는 평소에 엄지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지... 인간이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진화할 수 있었던 건 다 엄지 덕분이다ㅠㅠ 엄지를 못 쓰니까 손 하나가 진짜 거의 없는 셈 됨... 폰질은 물론이고 약봉지 찢는 것도 너어무 어렵고 단추도 채우기 힘들고 우유팩 뜯기도 힘들고 등등 삶의 중간중간 아니 이런 것도 힘들어??? 하는 순간 정말 많았음. 아쉬운대로 검지를 엄지 대신 쓰려니 검지가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엄청나서 건초염 직전까지 온 것 같음ㅋㅋㅋㅋㅋ 심지어 중지까지 근육통 생김... 엄지... 엄지는 정말 소중하다... 엄지 실사용 가능할 날만 오매불망 기다리는 중.
아래는 상처 경과 관찰 사진. 혐짤이라 접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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