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Dilettantisme/cinéma

[Film] 2017.12.16. @왕아맥, 12.30. @용아맥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3D IMAX

겨울달C 2018. 1. 27. 11:58

그리고 핫팩이랑 같은 주머니에 넣어놨더니 구겨진 포토티켓...



@왕아맥

라스트 제다이가 화면비 전환이 없다는 충격과 공포의 소식을 듣고 재빨리 왕아맥으로 표를 잡았다. 풀아맥비 아니면 용아맥 단차를 참아 줄 이유는 적다. 덩케르크 같은 변태같은 풀아맥이 아니면 빠른 탈용아맥이 답. 간만에 찾은 왕십리는 여전히 평화로웠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드는 생각은... so Disney... 재밌게 봤다. 하지만 더이상 레아 장군님을 볼 수 없다는 건 슬프다. 마크 해밀 본판 불변의 법칙 너무 많이 실감했고, 레아 장군님 등장할 때마다 짠한 와중에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 장면은 불가항력 자체 관크 터졌고, 카일로의 항아리 게임같은 탈의 장면은 폭풍같은 밈화가 예상됐다. 그리고 앤디 서키스가 잘 걸어서(...) 놀랐다.


카일로랑 루크 싸울 때 루크 발 밑에는 빨간 발자국 안 생기는 떡밥 재미있었다. 반란군 기지 행성의 하양+빨강 조합 색감에서 너무 쌍제이가 보였다. 라이언이 선택한 건지 쌍제이가 영향을 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스타트렉 다크니스 오프닝 장면이 스쳐지나갔는데... 여담으로 '카일로 렌'과 '벤 솔로'사이의 괴리감은 신혜성과 정필교만큼(...). 다크사이드 데뷔하면서 예명 멋진거 지어 놨더니 과거를 아는 놈들이 꾸역꾸역 나타나서 백만 대중 앞에서 본명을 외치는 상황. 개연성 있는 분노 인정합니다. 


나같이 갓 입문한 팬은 즐겁게 봤는데 이게 모세처럼 팬덤을 갈라놓은 모양. 이 현상은 스타트렉 리부트 때도 본 것 같다. 디즈니는 우리가 판권 샀으니 우리 식대로 끌고 나가겠다는 말을 영화를 빌려서 한 것 같은데... 다 알겠으니까 오비완 스핀오프까지만 무사히 내 달라고 하고 싶은 것이 솔찍헌 심정...


성별, 인종 맞추려고 애쓴 티가 나서 가상했다. 이 부분이 가장 디즈니스러웠고. 페이지가 목걸이 쥐는 장면에서는 빗나간 오리엔탈리즘인가 싶었는데 로그원 진 어소한테도 카이버 크리스탈 목걸이가 있긴 있었다. 차이점이라면 진 어소는 그걸 쥐고 기도하진 않았지... 


레이의 출생에는 아무런 신화가 없었다는 사실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방식으로 드러난 것도 좋았다. 아나킨도 출생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디즈니가 스타워즈 시리즈를 스카이워커 집안 서사에서 벗겨내서 정말 '스타워즈'로 끌고 가고 싶은 것 같았다. 다만 억지억지 어거지 말고 좀 세련되게 뽑아줬으면 하는 것... 로그원 정말 좋았는데. 영화 스토리가 꼬이는 부분은 캐릭터 소모를 그런 식으로밖에 못하는 감독과 제작사를 까야지, 비판을 넘고 비난도 넘어 캐릭터 자체를 비하하는 것은 부당하다. 


스타워즈의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덕질을 해왔냐에 따라 팬덤 사분오열 가능한 영화인 건 확실하다. 내 스타워즈 덕질의 중심에는 은하계 최고 인생 기구한 오비완이 서 있기 때문에 루크... 카일로... 그럴 수 있겠군요...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게 가능했지만 아닐 경우... 대참사. 유안 오비완이 깨어난 포스에서 대사 한 줄로 출연했길래 은근히 등장을 기대했으나 라스트 제다이 내용으로 봐선 본편에는 턱도 없을 것 같다... 빨리 스핀오프 내 줘라.



@용아맥

...그래도 레이저 3D가 궁금하잖아? 일단 영화가 한 번쯤은 더 봐도 괜찮다 싶게 마음에 들었다. 악명 높은 용아맥 3D 안경도 체험해 볼 겸 괜찮은 자리를 잡아서 보러 갔다. 그리고....


일단 문제의 안경을 보자.

영화 끝나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 용아맥은 레이저 영사기라서 기존의 편광 방식 3D 안경이랑은 렌즈가 다르다고 한다.그래서 시중에 풀린 3D 안경을 들고 가봐야 소용이 없다고. 확실히 렌즈가 두껍고... 무겁다. 그리고 렌즈 테두리가 미묘한 각도로 깎여(?)있는데 이 언저리에 초점이 가게 되면 화면이 흐려 보인다. 특히 자막이 저 부분에 걸치면 갑자기 닌자 분신술을 쓴다. 저런 모서리에 초점이 맞을 일이 있나 싶은데 좌석 위치나 관람 습관에 따라서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테 두께가 사방으로 꽤 된다. 안경 윗부분을 보면 웬 처마지붕이 튀어나와 있다. 이 사진에서즌 처마의 폭이 잘 안 보이는데 코받침대 높이만큼 튀어나와 있다. 그래서 안경을 딱 쓰면 저 윗부분 처마눈썹 아래에 버티고 서서 위쪽 시야를 차단한다. 코받침대 높이도 상당히 높다. 콧대가 저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공간이 뜰 것 같았다. 그리고 살짝 ㄱ자로 꺾여서 답답하게 붙어있는 두꺼운 다리. 저 다리의 위력이 대단하다. 안경을 쓰면 완벽하게 시야각이 차단돼서 좁아진다. 바로 옆에 있는 관객이 안 보인다. 그러니까 풀아맥 비율 스크린의 문제점인, 스크린 양 옆이 너무나 광활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문제를 시야를 차단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이거 완전 그거 아니냐.


이거... 기분이... 오묘해진다...


그러니까 이 사방 블로킹 만듦새를 보아하니 "안경이 자체 암실을 만들어 주니까 빛반사 없이 스크린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거애오."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안경 착용자 입장에서 불편한 점을 들자면,


1. 내 시야각은 내가 결정하고 싶다.

양 옆 눈가리개...까지는 의외로 괜찮았다. 옆사람 수구리도 신경 안 쓰이고 스크린 양옆도 마스킹(...) 해 주고. 그런데 위아래가 차단되는 느낌은 좀 답답하게 느껴졌다. 풀아맥비가 아니라서 그나마 위아래는 신경이 덜 쓰이긴 했지만 만약 풀아맥 3D라면 3D안경을 벗고(...) 보고 싶을 것 같은데...


2. 얼굴형 기준 어디?

본사 일괄 제작 배포라고 하니 서양인 기준일 것이다... 코받침 높이와 깊이가 아주... 안경 폭도 서양인 장두형 기준이라 안경 위에 안경을 쓰기엔 좁다고 느껴질 수 있다.


3. 여러모로 안경 착용자에게는 애로사항이 불꽃처럼 피어나는 물건이다. 

이게 무슨 소리요 아맥 양반... 그나마 내 안경은 둥근 테 중에서도 좀 작은 편이라 어찌저찌 욱여넣으니 들어가긴 하더라만, 이게 안 되는 안경테인 사람은 꼼짝없이 [눈----내 안경---------3D안경] 이런 자체 줌을ㅋㅋㅋ 넣게 된다. 안경 쓴 사람을 생각해서 다른 디자인도 좀 내 주면 안 되나.


4. 시야각 철통방어는 가운데 열, 가운데 행에 앉은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일단 앞열에 앉으면 자동적으로 눈을 치켜떠야 스크린이 눈에 들어오는데... 안경테 처마지붕... 그리고 O열 이런 데 앉으면 저 알량한 다리로도 가려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려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방해가 될 수 있다. 양 사이드에 앉은 사람은 그저... 애도... 양 옆을 안경 다리로 가려놨는데 옆으로 봐야 봐 지는데(...) 어쩌란 것인가... 미어캣처럼 고개를 돌려야 한다. 



화면 자체는 확실히 기존 3D보다 훨씬 선명하고 밝다. 기존 3D는 인물 가장자리가 희미하게 뜨기도 하는데 레이저3D는 선명 필터 먹인 것처럼 테두리가 반듯하다. 하지만 자막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앞열로 갈수록 자막이 어느 순간 분신술을 쓸 확률이 높아진다. G열 앞으로는 자막에 신경 안 쓰고 볼 수 있는 사람이 가면 좋을 듯.


용아맥... 일단 내 안경테가 다행히 사이즈가 맞기 때문에 또 가라면 못 갈 것까진 아니지만 자리를 정말 잘 잡은 게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용아맥은 안경만 문제가 아니라 단차도 문제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