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Dilettantisme/cinéma

[Film] 2017.08.14. <덩케르크> 부제-놀란의 보석함 @리뉴얼 용산 아이맥스

겨울달C 2017. 8. 15. 19:00

 

 

감상 한 줄 요약: Bloody YEEEEEES!!!! WHERE'S JUMO??? (유니언잭 ~펄럭~)

 

 

남의 나라 국뽕 영화에 이렇게 감화되기는 처음이다... 놀란 감독 트루-애국 ㅇㅈ ㅇ<-< 동네 일반관에서 한 번 보고 그대로 넋이 나가서 시간과 체력을 욱여넣어서 최대치로 달렸다. 첫 관람은 그랬다 쳐도 나머지는 무조건 리뉴얼 용아맥에서.


그런데 영화관 티켓팅 하면서 이렇게 연뮤 용어를 많이 들었던 적은 처음이다ㅋㅋㅋ 아이맥스관 자체를 반 년만에 와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엔 유독 많았다고 느낀 이유는 용아맥 리뉴얼과 함께 새로 등장한 '단차 구림'이라는 말 때문이다. 티켓팅 자리 글에서 '중블', '사블' 정도는 영등포 스타리움 다닐 때 종종 만나 봤지만 '단차'는 지금까지 거의 본 적이 없었다. 특히 부정적 뉘앙스로는 더더욱.

 

지금껏 내가 다녀 본 대형관들은 기본적으로 내 발 옆에 앞열 관객 머리가 있는 정도의 등산급 단차가 있어서 관람에 방해를 받지 않았었다. 그런데 리뉴얼 용아맥은 그렇지 않았다. 좌석에 앉으면 내 무릎 높이에 앞사람 머리가 와 있었다. 이게 생각보다 엄청난 차이였다.


현재 리뉴얼 용아맥은 70mm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상을 레터박스 없이 틀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상영관이다...라고 홍보를 하고 있다. 실제로 좌석에 앉아 보면 천장부터 바닥까지 화면이 꽉 찬다. 그런데 단차는 앞서 설명했듯 여타 아이맥스관보다 낮다...그래서 화면 밑부분이 앞열 관객의 정수리로 채워진다-_-;;; ...아시 무슨 해오름 1층인지아랏내ㅡㅡ (잠깐 다른 소리지만 요번에 해오름에서 캣츠 올린다던데 그거 진짜 에비 지지;;)


현존하는 모든 아이맥스 영화가 그렇듯이 <덩케르크>도 100% 아이맥스 비율이 아니라 가변비를 사용한다.  그래서 리뉴얼 용아맥에서는 스크린이 꽉 차면 아이맥스 비율이고 위아래로 레터박스가 생기면 일반비율이다. 문제는ㅋㅋㅋ 이놈의 단차때문에 화면비율이 바뀌는 순간이 지나치게 또렷하게 느껴진다는 거다 -..- 앞사람 머리가 걸리적거리면 아맥비율이고ㅋㅋㅋㅋㅋ앞사람 머리가 사라지면 안아맥비율ㅋㅋㅋㅋ 아니 뭐 이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번째부턴 포기해서 좀 덜했지만 첫 관람 때는 정말 순간순간 확실하게 화면비 바뀜! 또 바뀜! 다시 바뀜! 바꿨지롱! 이게 느껴져서 당황스러웠다...(아맥과 비아맥의 화질차이도 한몫했지만 머리가 더 큰 몫을 했다). 살다살다 영화관에서 단차 구림으로 시방을 느끼는 날이 올 줄은...ㅗ

 

심지어 일반 비율로 전환될 때는 스크린의 1/3이상이 레터박스로 변하던데, 설마... 70mm만 아니면 레터박스가 있으니까 단차따위 알 게 뭐람^^의 마인드로 이렇게 만든 건 아니겠지 ㅡㅡ 그런 거면 당장 아이맥스 로고 떼야지 -.- 광고 때리는 대로 진정한 아맥 비율 상영관이라면 CGV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은 리뉴얼 된 걸 다시 리모델링 할 필요가 있다. 영등포 스타리움도 이것보단 단차가 높았어...


그래서 앞 열 관객 정수리 시야방해를 기본 전제로... <덩케르크> 모델로 리뉴얼 용아맥 자리 후기를 남겨 본다. 시야 서술은 모두 중앙 블럭 가운데(22, 23번 좌석)를 기준으로 5칸 이상 벗어나지 않은 좌석을 기준으로 한다. 화면이 클수록 옆으로 밀려나면 화면 왜곡이 심해진다. 중앙블럭 통로 좌석에서도 사이드가 심하게 느껴졌다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자리에 대한 느낌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갔던 대형관인 영등포 스타리움을 기준으로 부연 설명. 스타리움에 처음 갔던 건 <반지의 제왕> 재상영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영등포 스타리움 스크린은 31.4m * 13m로 이론상으로 시네마스코프 화면비 영화를 거의 가득 채워서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현실은 스크린 좌우를 커튼으로 가린 상하 블랙바(..) 스타리움은 양 옆으로 길기 때문에 J열에만 앉아도 시야각이 가득 찼고 한 줄 앞 I열에서는 자막 보기도 불편했다. K열에 앉아서야 시야의 평화를 찾았고 가장 좋았던 건 맨 뒤 L열 스윗박스석이었다. 동행 없을 땐 나 혼자 두 자리 예매해서 볼까 하는 고민이 들 정도로 맨 뒷열이 편하게 느껴졌다. 참고로 나는 왕아맥에서는 G~H를 선호하는 편이다. F는 자리가 거기밖에 없으면 가고, E는 정말 할 수 없으면 가고, 그 앞으로는 영 몹쓸 물건이라는 인식이 있다.

 

리뉴얼 용아맥의 스크린은 31m * 22.4m이다. 가로로는 일단 스타리움과 비슷하다. 그러니까 나는 당연히 맨 뒤가 편하겠지...하고 첫 관람 자리로 맨 뒷열(O열)을 골랐다. 그리고 이건 '비율'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수학 고자의 오판이었다...

 

 

O열  - 앉자마자 오열했다...

 

리뉴얼 용아맥은 1.43:1이란 건 정사각형에 가까운 위아래로 긴... 비율이다... 이론적으로는 스타리움과 스크린 가로 길이가 같지만 높이가 훠어어어얼씬 높아서 맨 뒤에 앉으면 스크린 양 옆으로 광활한 벽이ㅋㅋㅋ 시야에 아주 잘 들어온다... 덕분에 스크린이 생각보다 훨씬 더 멀어보인다. 이렇게... (1.43:1 비율 스크린샷을 느낌에 맞춰서 좀 왜곡함)

 

빨간 점 - 편하게 봤을 때 초점 위치 / 파란 점 - 자막 위치

 

육군들 속에서 혼자 공군 제복 입고 있는 콜린스만큼의 소외감이 느껴진다 ㅂㄷㅂㄷ... 창조주석이다 창조주석. 그래도 자기 위안 삼아 '아... 위아래로 시야가 트이니 그래도 좋...좋지ㅎㅎ' 하고 있는데 관객들이 입장하면서 점점... 파리어 미간 주름이 나한테도 생김.

 

앞열 관객이 입장하면 화면이 이렇게 바뀜. (기억왜곡 + 앞사람 복불복 있을 수 있음)

 

정수리석 대환장쑈ㅎㅎㅎ 영화관에서 화면 아래가 일직선이 아닌 경험은 또 처음 해봄.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뭐든지... 앞사람 정수리 뿐만 아니라 앞앞, 앞앞앞, 앞앞앞앞, 앞앞앞앞앞열 사람 정수리까지 가세해서 화면 아래를 가림. 정말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단차다... 없는 것도 아니고 완벽하게 있는 것도 아닌데 그 반쯤 있는 단차가 다른 단차를 간섭해서 더 큰 시야방해가 일어나는 이런 단차는 내가 본 적이 없서...ㅇ<-<

 

G열 - goooood...

 

빨간 점 - 편하게 봤을 때 초점 위치 / 파란 점 - 자막 위치


이제 좀 시야각도 맞고 눈앞이 트인다. 앞사람 정수리는 동그라미 그리기 귀찮아서 안 넣었을 뿐이지 여전하다. 다만 O열 보다는 덜하다. 당연히 물리적으로 보이는 정수리의 개수가 반으로 줄어드니까(..). 어디를 앉더라도 아맥 비율일 때는 화면 아래가 절대로 일직선이 되지 않는다ㅎㅎ 어느 정수리에 가리더라도 가려져서 엠보싱이 됨. 내가 정수리를 보지 않으려고 애써 초점을 가운데 두려고 노력할 뿐...

 

정말 쾌적하게 봤다. 스핏파이어 나오면서 바다/하늘 펼쳐질 때는 스탕달 오는 줄 ㅇ<-<

 

C열 - 허리에서부터 목까지 척추가 C자 됨

 

빨간 점 - 편하게 봤을 때 초점 위치 / 파란 점 - 자막 위치 / 분홍 점 - 척추 C자 만들어서 끌어올린 초점 위치

 

느낌에 맞춰 왜곡하다 보니 언덕이 휘는데 실제론 저렇지 않음. 생각보다 화면왜곡이 없어서 놀랐다. 중블이라서 그런가... 그냥 바다가 더 깊어보이고 하늘이 더 높아 보임.

 

시선이 위로 가니까 등장인물들의 어깨높이 정도에서 직접 올려다보는 느낌이 남. 삐라가 3D로 쏟아지고 모래가 나한테 튀고 조지가 뛰어가는 나무계단이 바로 내 앞에 나타나고, 클로즈업 하면 내가 인물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것 같고ㅇ<-< 현장감은 최고였다. 목부터 등 전체가 뻐근한 것만 빼면. 특히 공중전 추격씬에서 화면 빙글빙글 도는데 실제로 내가 전투기 운전하는 것처럼 위장 내려앉는 기분 들고 몸이 회전하는 것 같았다ㄷㄷ 이 장면을 첨 보는 것도 아닌데 소름 쫙 돋으면서 아ㄷㄷㄷ 전투기는 아무나 타는 게 아니구나ㄷㄷㄷ 몸으로 실감. 다만 그렇게 보려면 자막은 아예 포기하고 올려다봐야 함. 박지훈 자막이라 아쉬울 것도 없고 해서 열심히 화면에만 집중하면 만족감 최고.

 

하지만 조금만 목에 긴장을 풀면 시선이 주르륵 내려오면서 앞사람 정수리에 엠보싱 된 하단이 보이게 됨... 앞이래봐야 A, B 두 열 뿐이니 심해봤자지만 거슬리는 건 거슬리는 거다. 첫 관람을 앞에서 하라면 절대 안 하겠지만 재관람에 재미를 더하고 싶으면 앞열도 정말 좋은 선택인듯.


 

그리고 용아맥에서 만난 새로운 영화관 관크 '수구리'...

앞사람 정수리가 가리니까 자연스럽게 사람들 상체가 슬금슬금슬금 내려감. 다행히 지금까지 만난 수구리들은 바로 옆사람의 지적을 받고 바로바로 몸을 펴긴 하더라만... 영화나 연뮤를 볼 때 등받이에 어깨를 붙이지 않으면 일차적으로는 뒷사람 시야가 좆망이 되고 이차적으로는 옆사람 시야도 같이 방해됨. 몸 숙이고 싶게 단차 만든 용아맥이 가장 잘못했지만 제발 몸좀 숙이지 맙시다, 특히나 용아맥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