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Dilettantisme

그래! 자넨 꿀자리가 뭐라고 생각하나! 손으로 보고! 눈으로 직접 만져본 진실을 말해보게! (ver. 1.1)

겨울달C 2014. 7. 19. 03:04

※어디까지나 '대극장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공연의 성격이 달라질 경우 이 글은 전혀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됐지 싶은데 아직도 티켓팅을 하면서 자리 고민을 하는 나를 보며... 내가 참고하려고 쓰는 극히 주관적인 대극장별 자리 후기. 직접 앉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주워들은 이야기를 모아 봤다. 대극장 자리란 본인 취향에 따라 같은 자리라도 좋은 자리일 수 있고 나쁜 자리일 수 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참고하려는 사람들은 필자의 취향과 본인 취향이 일치하는지 숙고해 보길. 그리고 웬만하면 대극장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좌석배치도와 좌석뷰 사진이 있으므로 그쪽을 참고하는 편이 더 좋다. 친절히 링크까지 걸었다. 직접 앉은 자리 후기는 연주회 등을 제외하고 뮤지컬만. 그리고 자리 인증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업데이트는 매우 비정기적으로. 극장별로 빠져있는 층은 아직 앉아보지 못한 곳이다. 



<나> 한 줄 요약: 평범한 덕후.

오케스트라 연주와 앙상블의 군무 및 떼창, 큰 무대가 좋은 대극장 덕후. 소극장은 취향의 문제를 넘어서 신체건강상의 문제(..) 때문에 관극이 어려움. 무대가 한 눈에 가득 들어차는 아이맥스 열을 선호. 그러나 최대한 한 자릿수 열 이내에서 관극하려고 노력함. 한 자릿수 열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관극예절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시달리게 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 조금 뒤로 가더라도 중앙블럭을 사수하는 편. 첫 관람은 무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1층 중앙블럭 5~9열이나 2층 1열, 취향인지 아닌지 일단 보고 판단해야 할 경우는 안전하게 3층. 하지만 극이 좋든 애정배우를 보든 재관람 ~ 회전문 시에는 자리를 가리지 않고 손에 쥔 표가 있으면 무조건 극장으로. 이 극은 꼭 조명까지 봐야겠다 싶은 극은 일부러 2, 3층으로 가기도 함. 블럭별 선호도는 주머니 사정에 따라(..) 1층 중앙블럭>1층 사이드블럭 통로>2층 중앙블럭 1열>3층 중앙블럭. 하지만 이 선호도는 이데아일 뿐 언제나 현실은 내 자리가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상황. 낮은 단차를 방어할 수 있을 정도의 키는 되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므로 단차는 중요. 음향이 평균 이하이면 심기가 매우 불편함. 시력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음. 장비는 10*25 수동 오츠카 망원경. 오츠카와 함께라면 3층도 VIP석. 



<대극장 뮤지컬 좌석 일반론> 한 줄 요약: 직접 발로 뛰면서 경험치를 쌓자.

모든 시작에는 시행착오가 있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밝은 것을 알듯 나쁜 자리에도 앉아 봐야 좋은 자리를 보는 눈이 생긴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단번에 내 취향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리 선택에 앞서 필요한 것이 본인 취향 파악이다. 배우를 가까이서 보는 것이 좋은지, 조명이나 음향까지 생각해서 무대 전체를 보는 것이 좋은지 선택을 해야 한다. 두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재관람 이상이 아닌 첫관람이라면 무조건 본인 취향에 맞는 자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러군데 앉아 보면서 내 취향을 찾다 보면 의외로 남들이 기피하는 자리가 내 취향에 딱 맞는 자리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확률은 거의 없다. 요샌 너무 광활해져서 그 의미를 찾는 것이 무색하지만 VIP석이 괜히 비싼 게 아니다.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하다.


공연은 보기 전까진 모른다. 단차가 좋은 극장이어도 자연재해(예를 들어 키가 으리으리한 남성 관객)를 만나면 아무 소용이 없고, 의자 배열이 엇갈리게 된 극장이어도 샴쌍둥이(머리를 ㅅ자로 붙이는 커퀴들)를 만나면 기분나쁨을 감수하고 고나리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하는 한 자리수 열 이내에도 머글의 관크보다 치명적이라는 덕후의 관크가 기다릴 수 있고, 그날 공연이 무대, 배우, 오케스트라, 앙상블 어느 하나 뺄 것 없이 전설의 레전드라고 한들 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1막이 1년 같이 느껴지는 타임머신을 탈 수도 있다. 반대로 나는 갓 잡아올린 광어마냥 팔팔할지라도 배우나 오케스트라가 여름철 좌판의 등푸른 생선마냥 시들어갈 수 있다. 오늘 내가 보는 공연이 어떨지는 하늘만이 안다. 그러니까 고민은 적당히 하고 손에 표가 있고 시간이 있고 공연이 보고 싶다면 그냥 가도록 하자. 지나간 캐스팅과 연출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나, 너, 우리는 컨프롱을 계속하겠지.


무대 - 극을 보기 전에 먼저 살펴봐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무대를 어떻게 쓰는 극이냐에 따라 같은 자리가 좋은 자리가 되기도 하고 나쁜 자리가 되기도 한다. 양 옆 발코니를 사용하거나, 리프트 혹은 높이가 높은 구조물을 많이 사용하는 극의 경우, 앞으로 갈수록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진다. 무대를 깊게 쓰는 극의 경우는 아무리 앞에 앉아도 사이드블럭일 시에는 배우들의 등짝을 마음껏 구경하며 소외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자리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극에 대해 알아보자. 주요 장면들은 어떤 모습인지, 사용하는 무대 장치는 어떤지, 관심있는 배우가 맡은 역할의 동선은 어떤지, 특별한 조명이 있는지를 따져보면 저절로 내가 갈 자리가 나온다. 물론 극에 대해 알아보기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떤 자리던지 직접 가서 한번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관람과 회전문이 존재한다. 부분의 공연장이 좌석뷰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무대의 공간감은 눈으로 보아야 알 수 있다. 그러니 극을 보러 갔을때는 무대 자체도 유심히 살펴보면서 공연장 경험치를 쌓도록 하자. 다만 뚜껑도 안 열린 초연 극이라면 무대의 모습은 하늘에 맡기고 안전하게 좋은 자리로 가자(..). 관계자가 아닌 이상 무대 그런 거 모른다. 극이 열린 이후 프리뷰 후기와 프레스콜을 최대한 활용해서 정보를 얻는 수 밖에 없다. 티켓 오픈은 첫 공연 두 달 전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오케스트라 피트 - 녹음반주를 사용하지 않고 오케스트라가 직접 반주하게 될 때 사용하는 무대 밑의 공간이다. 녹음반주를 사용하게 될 시에는 이 공간을 덮고 그 위에 이동식 좌석을 깔고 OP석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게 된다. 무대 코앞에서 배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무대를 높게 쓸 경우 배우의 무릎 아래가 잘려 보이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공연 내내 턱을 높이 들고 관람해야 한다. 배우를 가까이서 보기 위한 목적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추에 걸리는 부담은 아이맥스 영화관의 1~2열에 앉는 고통에 준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무대를 높이 쓰고 OP석을 풀었을 경우에 해당하므로 OP석이 없다면 다른 곳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바로 피트의 모양과 크기. 일반적인 피트 형태로는 곡률(?)에 따라 반달돌칼형에 가까운 피트와 직사각형에 가까운 피트가 있다. 곡률이 높은 반달돌칼형 피트를 사용하는 극장의 경우 좌석도 부채꼴형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사이드로 가도 소외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중앙블럭 앞열에 앉아도 사이드블럭 앞열보다 무대와의 거리가 멀다는 단점이 있다. 곡률이 낮은 직사각형 피트의 경우, 그 폭에 따라 몇 열을 선택해야 하는지가 달라진다. 태평양같은 오케스트라 피트를 가진 극장의 경우, 간만에 좀 앞에서 보겠다고 1~3열을 잡아도 다른 극장의 5~8열에 앉아있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 극의 생생함을 가장 잘 전달받고 싶으면 1층, 조명과 군무, 무대 위의 모든 움직임을 총체적으로 감상하고 싶으면 2층, 돈이 없으면 3층. 뭐, 왜, 뭐. 3층의 기준이 이상하다고? 아니다. 안 이상하다. 3층은 취향인지 아닌지 영 긴가민가한 극일 때, 아니면 어느 자리에서 보면 좋을지 동선과 무대 파악하러 갈 때, 극은 너무나 좋은데 자리가 돈이 없을 때 등 뭐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일부러 시간 쏟고 교통비 들여 가면서 갈 자리는 아니다. 싼 데는 이유가 있다. 3층에서는 무언가가 무대 앞으로 가까이 나오거나 무대 저편으로 깊숙히 들어가거나 하면 어디가 잘려도 잘린다. 1열인 경우 무대 앞쪽이 난간에 잘리거나 맨 뒷열의 경우 무대 배경으로 쓰이는 영상이 절반은 잘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하지만 나는 3층 좋아한다. 마이크에서 뽑혀 나오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가장 깔끔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

개인적으로 1층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곳은 2층 천장이 덮히기 시작하는 열에서 그 앞 3열까지. 그 이후로 갈 거면 2층이나 3층으로 날아오르는 것이 좋다. 우선 뚜껑 밑은 음향부터 많이 망가진다. 나에겐 이게 가장 큰 이유다. 그리고 어차피 멀기로는 똑같이 멀고 똑같이 VIP석 아니면 R석이라 비싼데 군무와 조명까지 제대로 보이는 2층이 훨씬 좋지 않겠는가. 

2층은 의외로 3층 뚜껑 때문에 음향을 생각한다면 극장의 구조를 봐야 한다. 2층과 3층이 같은 높이에서 시작하는지, 아니면 2층 앞열이 3층보다 앞으로 나와있는지 알아보고 선택해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이렇다. 음향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1층이든 2층이든 뚜껑 밑은 다시 생각해 볼 것. 


- 배우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가 감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3열 이내로, 무대를 전체적으로 보는 것이 좋은 사람은 5~10열이나 2, 3층 앞열 정도로. 그 이외의 요소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개인의 취향에 달렸다. 보통 1~3열 구간은 무대 위 배우의 육성, 오케스트라의 생소리가 함께 들리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에 깔끔한 음향을 원한다면 좀 더 뒤로 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나는 관심이 가는 배우가 있으면 다 제끼고 앞으로 전진한다. 왜, 뭐, 왜. 덕후가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1열 정중앙은 지휘하는 음악감독의 머리로 인해 시야방해가 있을 수 있다.

2층 1열과 3층 1열은 난간 때문에 시야방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난간의 높이는 극장에 따라 다르고 앉은 키가 크다면 난간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다. 그리고 2, 3층 1열은 가장 무서운 앞사람의 '수구리'에 면역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2, 3층의 경우 앞사람이 몸을 숙이게 되면 앞사람의 머리가 무대를 모조리 가려버리는 기체험을 할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물론 1층도 예외는 아니다― 나같은 경우에는 2, 3층의 2열에만 앉아도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앞사람으로 인한 시야방해를 피하고 싶으면 1열을 사수하든지 아니면 수구리 관객을 만났을 때 재주껏(...) 처리를 하도록 하자. 이 글을 읽은 사람이라면 적어도 같이 숙이지는 말자... 2, 3층 1열의 난간 크리도 싫고 수구리 크리도 싫다면 아예 각 층의 맨 뒷열을 예매해서 서서 보자. 복장 뒤집어지느니 다리 아프고 말겠다는 고육지계.


블럭 - 첫 관람이라면 무조건 중앙블럭. 사이드블럭이라도 최소한 중앙블럭에 가까운 통로 좌석. 극장이 양 옆으로 넓을 수록 중앙에서 멀어지면 배우의 등짝 관람 기회와 소외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리고 내가 오른쪽에 앉아 있는데 좋아하는 장면에서 배우의 동선이 왼쪽 끝이다 뭐 이러면 말은 다 했다... 첫 관람은 실패 없는 중앙블럭이 좋다. 시야도 그렇고 음향도 그렇고 모든 것이 중앙블럭을 기준으로 세팅되기 때문. 중블 그것은 약속된 균형의 장소. 하지만 재관람 이상일 경우엔 중블에서 벗어나더라도 좋아하는 장면의 배우 동선이 있는 쪽으로 전진하는 것도 좋다. 사이드블럭의 경우 소외감이 걱정된다면 조금 뒤로 물러나는 것도 괜찮다. 약간 후진하는 것만으로도 시야나 음향의 불균형이 꽤 해소된다. 물론 그 약간이라는 것이 한두열 정도는 아니고 서너열 정도는 되어야 하지만. 

조금 특별한 취향을 가진 관객들을 위한 포인트. 자체 4D로 극을 감상하고 싶으면 양 사이드블럭 스피커 앞 1열을 추천한다. 온 몸을 관통하는 힘세고 강한 대극장 우퍼를 느껴보시라. 벽에 찰싹 붙은 극 사이드 좌석에서는 무대 양 옆에서 크루와 배우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단차 - 앞 사람의 키와 머리 크기에 상관없이 안락한 관람을 보장하는 것이 단차...이지만, '단차를 높임 = 극장 바닥이 높아짐 = 좌석 수 줄어듦'이라는 공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개념단차'라 부를 수 있는 공연장이 몇 되지 않는다. 거기다 단차는 개인의 신체스펙(..)에 가장 영향을 받는 요소라 본인이 앉은 키가 평균보다 크다면 적은 단차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겠고, 단차가 좋은 곳이지만 혹여나 자연재해를 만나게 된다면 심한 불편감을 느낄 수 있기에 객관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월등하게 단차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몇 공연장이 있는데... 그 공연장들만은 키 18n 센티미터의 방어율 99.9의 사나이가 아닌 이상 단차에 관한 조언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OP석은 가변좌석이니 당연히 단차가 없고, 일반 좌석이라도 1열과 2열, 많게는 3열까지 단차가 없거나 약간의 경사(..)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떄문에 2~3열을 예매할 시에는 본인의 앉은키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는 것이 좋다. 


거리 - 건축에 대해서는 뭣도 모르지만 좌석선택에 필요한 가시거리에 대한 정보만을 가져와 본다면 이렇다. 무대와 객석간 거리의 생리적 한도는 15m이다. 여기까지가 자세한 몸짓(이른바 디테일)이나 연기자의 표정을 느낄 수 있는 거리. 하지만 15m 내에 수용할 수 있는 관객 수는 한계가 있으므로 22m까지 1차 허용 한도를 둔다. 1차 허용 한도 내에서는 이른바 마음의 눈(..)을 개방하면 배우의 표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feat. 경험담). 그러나 대규모 공연의 경우, 연기자의 일반적인 동작을 어느정도 감상할 수 있는 38m까지 2차 허용 한도를 두지만 아주 많이 다소 멀기 때문에 권장은 33m 이내로. 2차 허용 한도인 즉슨 촉수가 달린 면봉들이 걸어다니는(..) 것을 감상할 수 있다 뭐 그런 소리다. 2차 허용 한도는 장비(망원경 등)가 없다면 그야말로 라디오를 듣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극장 3, 4층의 별명이 괜히 창조주석이니 오디오석이니 하는 게 아니다. 진짜 그렇다. 3, 4층쯤 되면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앞으로 쏠리는 것 같은 아찔한 경사와 공연장 천장이 나를 반긴다. 그런 의미에서는 15m 안쪽만이 진정한 VIP석. 15m 밖으로 쓸려갈 바에는 아예 날아오르는 것이 이득이다. 대부분의 극장의 최대 가시거리가 33m정도이고 생리적 한도는 1층 12열 안팎이니(세종, 예당 등의 울트라 대극장은 예외), 그 이상의 좌석을 예매하게 될 경우는 장비를 챙겨서 조명도 보이고 무대 바닥과 동선도 잘 보이는 위층으로 가도록 하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022석: "넓음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건축 당시부터 작살난 상태였던 음향 상태를 보완하기 위해 음향보정장치들이 덕지덕지 달려있는지라 음향팀이 일을 안 하면 (식물 향)(레기)가 되기도 한다... 4천 석에서 3천석 규모로 리모델링 후 1층과 2층 좌석 등짝에다 LCD 화면을 붙여놨는데 개인적으로 그거 참 보기 싫다. 공연장 내부 조도에 비해 은근히 힘세고 강해서 하얀 배경이 나오면 눈 아프다. 내가 공연 장소를 확인했을 때 복장부터 뒤집어지는 공연장 1위. 거기다 코앞에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라도 열리는 날이면 교통통제 크리(..)를 먹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접근성도 최악이다. 

다른 공연장에 비해 옆으로 지랄맞게 긴 것이 특징. 그렇다보니 2층 뚜껑이 덮히는 열이 다른 공연장보다 가깝다. 1층 14열부터 2층 천장이 덮힌다. 그래서 2층 1열이 의외로 가까워 보인다고 한다. 3층은 엄청난 경사각과 길이로 유명세를 떨치는 중. 그래서 1층을 제외하곤 가보지 않았다. 다른 곳은 몰라도 세종 2층과 3층 좌석표를 여기에 추가하는 수치스러운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과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2,283석: "해방이후 최악의 건축물 2위")

갓(..)을 건축의 모티브로 따서 지은 극장. 나는 이게 갓모양인줄 기사를 보고 알았지 뭐니... 극장 외부도 괴상하지만 내부도 상당히 괴상하게 설계되었다. 저기 양 사이드 시야불량석들의 행군을 보라(..) 무슨 약을 하셨길래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박스석과 발코니석이 의외로 무대와 가깝다지만 무슨 색으로 칠해져 있는지 잘 보고 판단하자. 앉는 순간 기본적으로 무대의 1/3 정도가 미지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그리고 화재로 무대를 한 번 날려먹은 이후(..) 2009년 개보수 공사를 통해서 오케스트라 피트가 정말로 태평양이 되어버린지라 객석과 무대와의 거리도 어마무시하다. 무대를 구워 먹은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여전히 바그너를 올리기엔 좁아서(..) 뮤덕과 클덕 모두에게 영 좋지 않은 공간이다.

다른 극장에 비해 2층 뚜껑이 있는 자리가 후덜덜하게 멀다. 1층 20열부터(..) 2층 천장이 덮힌다. 후... 내가 덕질 초기에 뭣도 모르고 무대 보겠다고 1층 7열을 놓고 2층 1열로 이사했던 경험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 예당 오페라극장은 2, 3, 4층이 시작되는 높이가 같다. 보통 2층에서 몇 열 들어가서 3층 뚜껑이 덮히는데 예당은 2, 3, 4 층층이 샌드위치 구조다. 그러니까 2층 1열 가지 말자... 2층 1열이 건축학적으로도 경제학적으로도 얼마나 똥이냐면, 예당의 가시한계는 1층 10열, 1차 허용이 1층 16열, 2층 1열과 3층 1열이 28m, 4층 1열이 29m이다. 1차 허용 22m까지 1층에서 끝장내고야 마는 예당의 패기. 예당의 거리력(?)은 세계 제에에에에에일! 그리고 예술의 전당에서 재연을 올렸던 모 공연은 2층 3열까지 VIP를 깔았다. 지옥에서 썩어 문드러질 놈들...(feat.지킬). 명령이니까 여기서 뮤지컬 올리지 마라 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1,726석: "오늘도 블퀘는 불쾌불쾌합니다.")

불쾌하다! 딱 한번 보러 갔는데 그 불쾌함에 전율. 극장이 그다지 크다고 느껴지는 편이 아닌데도 1726석...의 위력. 블퀘 삼전홀은 올라오는 극의 특성상 웹을 조금만 뒤져도 갖가지 자리 후기와 좌석뷰를 찾아볼 수 있으니 긴 말 하지 않겠다. 공연 올라오는 장소를 확인했을 때 복장부터 뒤집어지는 공연장 2위... 개인적 순위지만 1위인 세종과 우열을 가릴 수 없다. 접근성 면에선 최고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파란 의자의 불쾌함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이후로 블퀘에서 올라오는 모든 공연을 기피중(..). 하지만 조만간 다시 갈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벌써부터 허리가 아프다. 2층 1열과 무대와의 거리가 18.5m라고 한다. 1층 16열부터 2층 뚜껑이 덮히니 얼추 가시한계 계산이 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563석: "단차? 그게 뭔가요, 먹는 거?")

우적우적. 핏대오름극장... 좌석 간 앞뒤 간격이 시원시원하다. 그리고 단차가 낮기로도 유명. 배치도에서는 좌석이 엇갈림 배열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훼이크다. 실제로 가 보면 일렬로 가지런히 서서 관객을 기다리는 좌석들을 볼 수 있다ㅋㅋㅋㅋㅋㅋ 보통 대극장 1층 정면 출입구로 들어서면 무대를 내려다 보는 높이에서 시작하는데 해오름 1층은 들어서자마자 무대와 눈높이가 딱 맞는다. 아주 딱(feat. 루케니). 그야말로 몽골 초원. 앞열 싫어해서 '1열 밖엔 답이 없다'는 말 별로 안 좋아하는데... 국극 한정 동의한다. 왜 거기 있는지 모를 14열 뒤의 고속도로도 그렇고 총체적 난국. 장점이 있다면 곡률 쩌는 반달돌칼형 오케스트라 피트라서 사이드에서도 소외감이 별로 안 드는 정도. 그거 하나.

1열과 2열은 단차가 없고 3열부터 생수병 뚜껑만한 단차가 생기기 시작해서 4열은 뚜껑 두 개 정도 되는 단차가 있긴 있다ㅋ...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해오름이 그렇다. 그리고 이건 절대 나 너 우리의 시야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해오름에서는 중앙블럭에 앉으면 무대 중앙이 안 보인다(..) 앞사람 뒤통수에 다 가리거든. 아예 저 멀리 고속도로 뒤로 빠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앉은키에 자신감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기서 도망쳐라. 오히려 사이드 블럭의 통로석에 앉아야 중앙이 잘 보인다. 이해가 안 간다면 사이드 블럭의 통로좌석을 하나 집어서 방사선으로 시야를 한번 그려 보자. 아니면 직접 중블 중앙에 앉아서 왜 여기가 안 되는지 느껴보도록 하자. 

2층과 3층의 뚜껑이 덮히는 위치가 고속도로(1층 14열 뒤부터)로 동일하다. 2층 1열의 위치보다 3층 1열의 위치가 평면거리상으론 더 앞쪽이다. 2, 3층이 동일한 너비를 가지고 있지만 2층은 완만한 경사와 널찍한 좌석 배열로 4열이 전부이고, 3층은 1층에서 못 올린 단차 여기서 다 올리겠단 각오인지 엄청난 급경사로 6열까지 배열되어 있다(급경사래봤자 세종과 예당 경사에 비하면 장난 수준이다). 2층과 3층의 1열 앞에는 난간이 있지만 이 난간은 공연이 시작하면 내려간다. 그래도 3층 1열에서는 배우가 무대 앞쪽으로 나오면 난간 시야방해가 살짝 있다고 한다. 그리고 3층 3열... 3층 2열과 3열 사이에 뜻모를 높은 제단(..)이 있고 그 제단 위에 3열 좌석이 올라가있다. 3열 제단 앞에도 기세등등한 난간이 있는데, 이 난간은 고정난간이다. 그리고 시야방해 쩐다... 그냥 좀 떼줬으면 좋겠다.



[충무아트홀 대극장] (1,255석: "충무 너는 LOVE")

원래는 중극장이었다가 리모델링을 거쳐서 대극장으로 탈바꿈한 곳. 그래서인지 무대와 객석간의 거리가 매우 친밀하다. 개인적으로는 극장 주변이 휑하다는 것만 빼면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는 극장 주변에 뭐가 있든 신경 안 쓰므로 매우 좋은 극장. 충무는 홈페이지의 360도 좌석뷰가 너무나 잘 되어 있는 곳이라 적기가 무색하지만 내 공연장 본진이므로 우겨넣기로 작성. 2층 뚜껑은 1층 17열부터 덮힌다.



[디큐브아트센터] (1,242석: "잘 모르겠음. - feat. 아바투르")

공연장이 9층에 있다는 것이 당시의 나에겐 센세이션이었다. 우선 디큐브 자체에 사람이 많아서 혼란스러웠고 로비도 좁고 앉을 곳도 없어서 대기하는 것이 메롱스러웠고 공연마저 별로여서 좋은 기억이 없다... 객관적으로는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공연장인 듯 하지만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디큐브가 샤롯데를 참고해서 지었기 때문에 샤롯데와 구조가 비슷하다. 2층 뚜껑은 1층 11열부터 시작. 가시한계는 1층 12열과 2층 1열까지. 1차 허용 22m는 2층 8열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1,804석: "성남국 혹은 성남굴")

 어쩌다보니 지금까지 제일 많이 찾아가게 된 공연장. 앉았던 자리가 거기서 거기라 대표적인 것만 추려서. 성남의 가장 큰 함정은 접근성. 지하철을 이용해서 오페라하우스 로비까지 가려면 분당선 이매역 1번 출구로 나와서 15분은 걸어야 한다. 그것도 오르막과 계단(..)을... 아니면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타고 한 정거장을 간 다음 다시 오르막과 계단(..)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계단이 싫으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되지만 엘리베이터를 찾아 기다리는 수고나 계단을 오르는 수고나 비슷비슷하다. 나는 마침 성남국 출장이 잦던 시기가 꽃피는 봄이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여름이나 겨울이었다면...ㅋ 안 갔을 거 같다. 좌석 정리를 해보니 하도 겹치는 자리가 많아서 몇 개만 뽑아서 정리해 본다. 성남은 예당과 비슷하게 1층 22열부터 2층이 덮힌다. 그러므로 앞서 서술한 예당을 살펴보면 2층을 어떻게 취급해야 할지 답이 나온다. 날개석은 1층 17열부터 시작. 개인적으로 추정하는 가시한계는 세종과 비슷하게 1층 중앙블럭 6~7열 정도.



[대구 계명아트센터] (1,954석: "잘못된 만남")

어쩌다 보니 입덕의 장소가 된 계명. 그때는 너무 아무것도 모를 때라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성남이랑 느낌이 엄청나게 비슷했었다. 좌석수도 그렇고 규모도 그렇고... 홈페이지에 떠 있는 저 무시무시한, '1열과 무대와의 거리 6m'를 보라(...) 성남도 크게 다르진 않다. 1열에서 6m이니 1층 6~7열 중앙블럭 정도에서 가시한계는 끝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무대에서부터 6열까지를 반지름으로 해서 반원을 그려보면(...) 아 망했어요. 딱 성남에서도 6열부터 답답한 느낌을 받았으니 계명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계명 좌석배치도를 볼 때마다 해오름과 성남을 잘못된 방법으로 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자리글을 쓰면서 이러다 나의 티켓팅이 위험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애초에 내가 참고하려고 쓰는 거라 다른 사람이 읽는다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취향의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적고 나니 정보량도 딱히 많은 것도 아니라서 뭐... 정작 좋다는 공연장(엘아센, 샤롯데 등)은 빠져있기도 하고. 내가 모든 공연을 보는 것도 아니고 뭐 설마 내자리 하나쯤은 있겠지ㅇ<-<. 이 글을 검색해서 읽어보는 것만 해도 보통 정성이 아닐 것이므로... 당신의 관극을 응원합니다. 모든 대극장은 일반론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일반론을 바탕으로 나만의 꿀자리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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